“보일러가 고장 났는데 집주인이 저보고 고치래요.”, “이사 가려는데 벽지에 곰팡이 폈다고 도배 물어내라는데 맞나요?”
전세나 월세 살다 보면 한 번쯤 겪게 되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내 집이 아니기에 함부로 고치기도 애매하고, 내 돈 들여 고치자니 억울합니다. 반대로 임대인 입장에서도 “멀쩡하던 집을 세입자가 험하게 써서 망가뜨렸다”고 주장하며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모든 분쟁의 원인은 ‘수리 비용의 부담 주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민법)과 관례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습니다.
오늘은 2026년 기준, 집주인과 세입자의 수리 의무 범위를 명확히 정리하고, 이사 나갈 때 세입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숨은 돈 ‘장기수선충당금’ 받는 법까지 완벽하게 가이드해 드립니다.
💡 미리 읽어두면 좋은 글 (부동산 분쟁 예방)
이 글을 읽기 전, 계약 단계에서 미리 특약을 잘 넣어두셨다면 분쟁을 90% 예방할 수 있습니다.
- [계약] 보일러/누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특약사항 5가지
- [비용] 이사 나갈 때 챙겨야 할 공과금 및 중개수수료 정산
- [세금] 6월 1일 전에 팔아야 재산세를 안 낸다 (보유세 기준)
1. 법대로 합시다: 민법이 정한 수리 의무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은 민법 제623조와 제374조입니다.
1) 임대인(집주인)의 의무 (민법 제623조)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즉, 집의 주요 설비(노후화된 보일러, 배관 누수, 천장 누수, 전기 시설 등)가 고장 나서 세입자가 사는 데 큰 지장이 생긴다면, 집주인이 돈을 들여 고쳐줘야 합니다.
2) 임차인(세입자)의 의무 (민법 제374조)
“임차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하여야 한다.”
세입자는 남의 물건을 빌려 쓰는 것이므로, 고의나 과실로 부순 것은 당연히 물어내야 합니다. 또한 ‘소모품’의 교체(형광등, 도어락 건전지, 샤워기 헤드 등)와 같은 사소한 수선은 세입자가 부담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2. 애매한 상황별 수리비 부담 (총정리)
법조문은 너무 추상적이죠?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싸우는 3가지 케이스를 정리했습니다.
① 보일러가 고장 났어요
겨울철 최대 분쟁 거리입니다. 핵심은 ‘보일러의 연식’입니다.
- 7년 이상 된 보일러: 보일러의 법적 내용연수(수명)는 보통 7년으로 봅니다. 7년이 넘은 보일러가 고장 났다면 노후화로 보아 집주인이 교체/수리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7년 미만 + 세입자 과실: 입주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겨울철에 외출 모드도 안 해놓고 나가서 동파가 되었다면? 이는 세입자의 관리 소홀(선관주의 의무 위반)이므로 세입자가 수리비를 냅니다.
② 벽지에 곰팡이가 피었어요
이건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 구조적 문제 (집주인 탓): 외벽 크랙(금)으로 빗물이 스며들거나, 배관 누수로 인해 벽지가 젖어 곰팡이가 핀 경우입니다. 100% 집주인이 해결해 줘야 합니다.
- 생활 습관 (세입자 탓): 환기를 전혀 안 시키거나, 실내에서 빨래를 널어 습도가 높아져 생긴 결로성 곰팡이는 세입자에게 원상복구(도배 비용)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 꿀팁: 곰팡이가 보이면 즉시 사진을 찍어 집주인에게 전송하고, “환기를 했는데도 이렇다”는 증거를 남겨두세요.
③ 옵션 가전이 고장 났어요
풀옵션 오피스텔이나 원룸의 경우,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이 고장 날 수 있습니다.
- 자연 고장: 낡아서 작동 안 함 → 집주인 수리.
- 파손: 세입자가 떨어뜨리거나 부주의로 망가뜨림 → 세입자 수리.
3. 이사 갈 때 꼭 받으세요! ‘장기수선충당금’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전월세로 사시는 분들은 주목하세요. 이사 나가는 날, 관리소장님이나 집주인에게 “장기수선충당금 정산해 주세요”라고 말하지 않으면, 수십만 원을 길바닥에 버리는 셈이 됩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이란?
아파트의 승강기 수리, 외벽 도색 등 먼 미래의 큰 공사를 위해 매달 조금씩 모아두는 돈입니다.
- 납부 의무자: 집주인 (소유자)
- 실제 납부자: 관리비 고지서에 포함되어 나오기 때문에 세입자가 매달 대신 냄.
어떻게 돌려받나요?
- 이사 당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입주일부터 오늘까지 장기수선충당금 납부 확인서 뽑아주세요”라고 요청합니다.
- 그 확인서를 집주인(임대인)에게 보여주거나 사진을 찍어 보냅니다.
- 집주인은 그 금액만큼 세입자에게 계좌 이체해 줘야 합니다. (보증금 받을 때 같이 받으세요.)
※ 주의: ‘수선유지비’는 다릅니다. 청소비, 전구 교체 등 실생활에 쓰이는 비용이므로 세입자가 내는 게 맞고, 돌려받지 못합니다.
4. 내 돈으로 고쳤는데 돌려받을 수 있나요? (필요비 vs 유익비)
세입자가 살면서 자기 돈으로 집을 고친 경우, 이사 갈 때 청구할 수 있는 돈과 없는 돈이 있습니다.
필요비 (청구 가능)
집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비용입니다. 집주인이 안 고쳐줘서 내가 먼저 고쳤다면 즉시 청구 가능합니다.
- 예: 보일러 수리, 수도관 동파 수리, 태풍으로 깨진 유리창 교체
유익비 (조건부 가능, 보통 어려움)
집의 가치를 높이는 데 쓴 비용입니다. 집주인의 사전 동의가 있었다면 이사 갈 때 가치 증가분만큼 청구할 수 있지만, 동의 없이 했다면 오히려 “원상복구 해놓고 나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 예: 낡은 베란다 샷시 교체(동의 시 가능), 중문 설치, 고급 조명 교체
- 주의: 단순 도배/장판 교체는 세입자의 기호에 따른 인테리어로 보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형광등(전구)이 나갔는데 집주인이 갈아주나요?
A. 아닙니다. 전구, 도어락 건전지, 수도꼭지 패킹 같은 소모품은 비용이 적게 들고 교체가 쉬우므로 세입자(실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Q2. 계약서에 ‘모든 수리는 임차인이 한다’고 특약을 넣었는데요?
A. 특약이 있어도 ‘주요 설비’까지 세입자가 다 책임지라는 뜻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소규모 수선은 세입자가 부담하지만, 건물의 주요 구성 부분(벽 균열, 누수, 보일러 등)에 대한 대수선 의무까지 임차인이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따라서 보일러가 터졌다면 특약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Q3. 장기수선충당금을 못 받고 이사를 나와버렸어요.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민법상 채권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 10년 안에만 집주인에게 청구하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을 보내서라도 받아내세요.
결론: 싸우지 않고 해결하는 법
집 수리비 분쟁은 감정 싸움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얼굴 붉히지 않고 해결하려면 딱 2가지만 기억하세요.
- 증거 남기기: 고장 난 즉시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제가 망가뜨린 게 아니라 노후화로 인해 저절로 고장 났다”는 사실을 집주인에게 문자로 알리세요.
- 영수증 챙기기: 급해서 내 돈으로 수리했다면, 반드시 영수증을 챙기고 수리 기사님의 “노후화 소견서”를 받아두면 100%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2026 집 수리비, 누가 내야 할까? 보일러·곰팡이 분쟁 및 장기수선충당금 반환법”에 대한 1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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